남미 최초 올림픽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 암표상 '극성'<br /><br />올림픽 역사상 120년만에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은 정열의 나라 브라질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. <br /><br />브라질인들은 자국팀뿐 아니라 파이팅이 넘치는 다른 나라 경기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함께 흥을 돋운다. <br /><br />하지만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짙다. <br /><br />올림픽 주요경기 입장권을 미리 빼돌려 다른 나라 응원단에 비싸게 팔아넘기는 암표상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. <br /><br />2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 입장권 불법판매가 판을 친 것과 관련해 브라질올림픽위원회는 이번 대회만큼은 대대적인 암표단속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현장은 달랐다. <br /><br />수영과 농구, 펜싱, 테니스, 유도, 레스링, 복싱 등의 주요 경기가 열리는 바하(Barra) 올림픽 파크 티켓바스 주변에는 조직적 암표상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. <br /><br />CBS노컷뉴스 취재진이 8일(이하 현지시간) 오후 티켓박스에 줄을 서 있자 한 암표상이 테니스와 수영 티켓이 있다고 접근했다. <br /><br />가격을 물으니 미화 200달러(22만1700원)를 불렀다. <br /><br />올림픽위원회가 책정한 공식 가격은 C존이 브라질 화폐로 160헤알(6만원)이지만 4배 가까운 가격에 입장권을 팔고 있었다. <br /><br />취재진이 티켓박스에서 공식적으로 티켓을 사겠다고 하니 암표상은 "이미 표는 매진이다. 여기서 줄을 서 봤자 아무 소용없다"고 말했다. <br /><br />이 암표상은 "그럼 큰 마음먹고 300헤알(11만2500원)에 싸게 줄테니 빨리 사라"고 재촉했다. <br /><br />암표상 주변에는 다른 암표상들 4-5명이 손에 입장권을 잔뜩 들고 흥정하는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. <br /><br />이날은 미국의 수영황제 펠프스가 전날 계영 400m에서 19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200m 접영 예선 등 주요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. <br /><br />상황은 화려한 개막식이 열리고 본격적인 올림픽 레이스가 시작된 6일에도 마찬가지였다. <br /><br />다른 암표상 역시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접근해 "꼬레아? 표 있냐"고 먼저 물었다. <br /><br />이 암표상은 "수영과 남녀유도 결승전, 체조 티켓이 있다"며 "우리들은 매진된 표를 싸게 관광객들에게 주는 에이전시"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. <br /><br />이날은 수영의 박태환, 여자유도의 정보경 등 한국대표팀의 메달 주자들이 경기에 임하는 날이었다. <br /><br />해당 입장권 역시 공식가격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비쌌다. <br /><br />암표상은 "어차피 티켓박스에 줄을 서도 표가 동나 살 수 없다"며 "한시간 이상 시간을 버릴 필요가 뭐가 있느냐"고 되물었다. <br /><br />문제는 암표상들이 세계 각국 응원단에게 접근해 '호객행위'를 해도 브라질올림픽조직위원회나 자원봉사자, 경찰 등이 이를 제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. <br /><br />실제로 바하 클러스터 티켓박스 주변에는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인과 경찰, 조직위 관계자, 자원봉사자들이 즐비했지만 암표상들의 호객행위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. <br /><br />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개최 당시 입장권과 호텔 예약 등 국제축구연맹(FIFA)의 업무를 대행하는 현지 업체가 입장권을 대량으로 빼돌려 비싼 가격에 팔아 전세계 축구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. <br /><br />이번 올림픽에서도 브라질인들이 열광하는 축구의 경우 최대 50배까지 비싼 암표가 관광객들에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.